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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도 엄마는 출근합니다.
    AS_ME 2020. 6. 1. 19:10

    #1 오늘도 쿨하게 안녕

    4살, 5살 아이들의 어린이집 등원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아 1시까지 보육 후 집으로 돌아온다.

    아이들을 맞이하고, 그리고 또 아이들에게 배웅을 받는 나는 간호사 엄마이다.

    내 이름 앞에는 온갖 수식어들이 있는데

    연년생워킹맘은 뭔가 끝판왕 느낌이다.


    아이들을 출산하고 3개월만에 복직을 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쫄보에 걱정이 많은편이라) 3개월만의 복직도 휴직 전부터 걱정스러울 정도였는데

    그래서일까, 아이들은 굉장히 잘 적응 해주었다.


    물론, 남편의 육아휴직이라는 반칙같은 써포트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아이들에게 엄마는, 밤에도 새벽에도 낮에도 출근하는 사람이고 

    언제나 집에 있으나 또 언젠가는 집에 없는 그런 사람이 되어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쿨하게 그녀들의 인사를 받으며 출근한다.



    #2 나는 병원에서도 일하고 집에서도 일을 해.

    함께 일하는 동료 간호사는 비슷한 시기에 낳아 함께 워킹맘으로 살아가고 있다.

    퇴근하며 집으로 가는길에 너스레를 떨며, 새로운 일터로 잘 출근하라 인사하는데

    아 이런 기가막힌 생각은 누가 해낸걸까 진짜 찰떡같아.


    1일 8시간의 노동법상의 근로시간이 나에게 적용되는 거라면 도대체 몇시간의 초과근무인지


    처음에는 그것이 초인적인 일로만 받아들여졌는데 이제는 뭐랄까 

    그냥 내가 초인이 된 것 같다.

    역시 연년생워킹맘은 끝판왕이 맞는건가?


    #3 진부하지만 시간이 답인걸 어떡해

    아이가 어릴 때는 

    분유도 먹어야하고, 기저귀도 갈아주어야 하고, 이유식도 만들어야 하고, 장난감도 사주어야 하고, 놀이도 함께 해야하고 

    옷도 삶아야 했으며, 목욕도 엄청나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아이가 자다가 깨면 달래주어야 했으며, 어디 다치진 않을까 

    늘 노심초사했었다. 열거하지 못하지만 해야할 일이 너무 많았지 

    어디 놀러라도 갈려면 이삿짐 센터 빙의해서 반나절을 짐을 쌌으니.


    그런데 지금은 외출도 5분이면 준비 뚝딱 

    화장실에 가서 스스로 배변을 하고 밥도 스스로 옷 입고 벗기도 스스로 하는 뭔가 감격스러운 

    인간으로서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너무나도 진부하지만 시간이 답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래서 또 미친년처럼 머리에 꽃도 달고 물음표도 하나 더 달아 

    육아 선배들에게 "온전히 더 나아지는건 또 언제입니까" 하며 희망고문을 당하고 다닌다.


    그래서 나는 그 시간들, 나와 남편과 아이들이 견뎌내는 그 시간들을

    이렇게나마 기록하려고 한다.


    누군가에게  읽혀도 좋으며, 먼 훗날 그 시간이 지나 내가 꺼내어 보아도 좋을 그런 기록들

    내가 남긴 것이지만 "기록" 이라는 건 또 다시 나에게 어떤 것-그것이 웃음이건 눈물이건 그리움이건-을 

    되돌려 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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